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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7/07
  2. 2003/06/06 아담을 기다리며
  3. 2002/10/15 아니타 로딕, 영적인 비즈니스
  4. 2002/10/05 폴 오스터, LEVIATHAN

2006/07/07 00:42 from 분류없음

' 일은 재미보다 더한 재미가 있다.'

                                                - 노엘 코워드 (배우 겸 작가)

<행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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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을 기다리며

2003/06/06 12:51 from 분류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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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 베크의 '아담을 기다리며'를 다 읽었습니다.
다 읽은 지 이틀이 지났군요.

사실 이 책을 건네 받고 두어번 읽다가 몇십 페이지쯤에서
다시 일상의 스트레스 속에서 허우적 대느라 진도가 안나갔었죠.

어느 날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데, 한 정류장에서 흰색 셔츠에 곤색 바지 교복을 입은 한 무리의 학생들이 올라탔습니다.
한 명 두 명 학생들이 버스에 오르는 동아 무심히 창밖을 보다가.. 뭔가 이상해서 그들을 유심히 봤지요.
아마도 특수학교 학생들인 것 같습니다.
약간 모자라 보이는 아이, 자폐증을 가진 것 처럼 보이는 아이, 다운증후군, 유난히 폭력적인 아이..

평범한 학생들이었다면 중학생 2학년쯤은 되었을 아이들이었지요.
버스에 올라 타서, 요금을 내고, 자리에 앉기까지 저는 그들을 죽 지켜봤습니다.
제각각 보이는 특별한 행동들, 저마다의 외모, 또 어떤 아이가 누구에게 괴롭힘을 당해왔는지, 누가 누구하고 친한지.. 누가 누군가를 챙겨주려고 하는지..

그런데 한 여자아이가 올라타는 순간 버스는 참 밝아졌습니다.
그 여자아이는 버스를 오르며 낯선 곳으로 가는 여행이 주는 흥분에 살짝 들뜬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부드러운 단발 머리에 피부가 우유처럼 희고 눈이 크고 우아한 생김새를 가진 아주 마른 여자아이었지요.
요금을 내고 빈 자리 쪽으로 걸어오면서 내내 입술을 반짝이며 웃는 그 여자아이는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웠어요.
저 아이는 무엇이 문제일까. 보통의 정상적인 아이었다면 어땠을까. 부모는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그녀를 보며 그런 생각에 빠져있을 때 한 여학생이 친구가 맡아둔 자리에 앉으며 기뻐하고 있었습니다.
약간 통통하고 하얀 피부에 커다란 구슬같은 눈을 반짝이는 여학생이었죠.
윤기나는 검은 머리를 하나로 묶고 친구와 아주 착한 얘기를 나누고 있을 것 같은 그녀의 눈은.. 송아지의 눈처럼 정말 맑고 순수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 눈이 그녀의 영혼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지요..

제 옆에서는 폭력성향이 짙은 남자 아이가 주위의 모든 사람에게 시비를 걸며 분위기를 험악하고 만들고 있었지만,
그녀 둘을 번갈아 보며 저는 사람이 아름답다는 게 저런 거였지.. 맞아.. 하는 생각에 빠져있었죠.

폭력적인 그 남자 아이의 앙칼지고 큰 목소리만 아니었다면 버스 안은 말 잘 듣는 착한 유치원생들의 소풍 버스같은 분위기였을 것 같습니다.
소리 없이 웃는 미소들, 낮은 말 소리들, 깃털같은 쓰다듬.. 그런 것들로 채워져 있었죠.
처음에 경계하며 신경을 곤두세웠던 다른 승객들도 이내 원래의 무심한 상태로 돌아갔습니다.
그들은 두려운 존재가 아니었죠.
그들이 타기 전까지 내가 무슨 생각이 잠겨있었더라...
회사 책상에 앉자마자 시작해야 할 일들, 하기 싫어 미뤄둔 일들의 데드 라인, 숨쉴틈 없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일들의 우선순위, 정말 그 사람은 왜 그런지 몰라...사람들이 주는 스트레스 등등.

아이들은 선능역 정류장에서 내릴 준비를 했습니다.
그때 건너편 길로 같은 학교 학생들이 삼삼오오 걸어가고 있었죠.
친구들을 발견한 아이들은 '어 쟤네 벌써 도착했어!'하며 손을 흔들고 환호했습니다.
아이들은 아마 선능역 잔디밭 위에서 무언가를 할 모양인가 봅니다. 아마 아기들처럼 함박웃음을 지으며 햇살 아래에서 장난을 치겠죠.
아이들이 버스에서 내리자 썰물이 빠진듯 버스는 무표정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난 회사 가면 할 일들에 대한 조바심 한 쪽으로
이 세상에서 내가 할 일들... 내가 누릴 수 있는 행복.. 인생의 가치들.. 이런 것들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틀 후 쯤 다시 '아담을 기다리며'를 집어 들고 읽었습니다.
마사의 유머러스한 문장들을 읽으며 언뜻.. 무라카미 류의 '69'가 생각났습니다.
69를 읽으면서도 이렇게 피식 피싯 웃을 수가 있었죠.
이 책을 읽으며 '이것을 하지 않으면 내 인생이 불행할 것이다..' 라고 스스로를 가둔 마음을 돌아볼 수 있을 겁니다.
아담이 원하는 것을 바로 얻는 방식, 나중이 아닌 지금 행복하려는 본능에 대한 얘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저에게도 그런 것이 있죠.
난 몇 살이 되면 그때는 정말 00을 할 거야. 00하게 살거야.
하지만 안전하게 시작하기 위해서는 그 전까지 얼마를 모아야해.
직장생활을 몇 년은 해야 하고 매달 얼마씩은 모아야 하지..
그런 것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자에게 어떻게 부자가 되었냐고 물으면 많이 저축을 해라라고 대답하잖아요.
중간 과정을 건너 뛰고 원하는 것을 얻지는 못하는 건 당연하지요.
하지만, 자신이 그때 하려는 것을 지금은 왜 못하는지.. 스스로 어떤 시나리오를 짰길래 자신을 막고 있는 것인지..

음.. 이 얘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거지?
어쨌든, 그런걸 다시 다 생각하기에는 하루하루가 너무 피곤하고 안 풀리는 일도 많지만, 이 책을 읽은 기념으로 한번 그런 시간을 가져 볼까 합니다.

Comments (3)

비슷한 고민을 하는것 같아서~~앞으로 어떻게 진행이 될지 궁금해 지는데요?

69.. 가끔씩 다시 읽게되는 책입니다. 99년에 샀네요.
아담.. 얼마전에, 교보에서 한참동안 망설였었죠. 하지만.. 안읽기로 했었어요.
읽기로 하고, 쌓아놓은 책들이 너무 많아서..

해가 갈수록, 어떤 종류의 책들은 읽을 용기가 사라지나봐요..

lunatree:

맞아요. 그런 책들이 있지요.
그런 책을 집기 전까지 나에게 손짓하는 업무 관련 서적들, 꼭 알아야할 트랜드를 알려주겠다고 속삭이는 실용서들.. 그런 책들을 무시하고 눈 딱 감아야 하는 고비들이 있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담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어요. 조금 두꺼워 보이지면, 쉽게쉽게 넘어가니 조금만 투자하면 금방 읽거든요.
꼭 읽어보라고 받은 책들과, 제 자신이 느끼는 갈증을 풀어줄 수 있는 두툼한 책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그 또한 어떤 숙제처럼 자꾸 미뤄두면 마음만 무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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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타 로딕의『영적인 비즈니스』중간 중간에 만나게 되는 말들을 메모한다.

'기업은 이익을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망할 것이다.
그러나 오직 이익을 내기 위해서 비즈니스를 한다면..
그 경우에도 망할 것이다. 왜냐하면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헨리 포드'

'공동체(community)라는 말은 공유(communion)라는 단어에서 나왔다.
공유라는 것은 공동의 과제를 함께 나누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이 자기가 할 수 있다고
알고 있던 것보다 더 큰일을 해낼 수 있는 것은 바로 공동의 과제를 함께 나눌 때다.
그때 정말 찬미할 만한 일이 생긴다. - 매튜 폭스'

'기업의 리더들이 당면한 과제는, 인생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내는 사람들이
그들의 인생을 하찮거나 우울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그들의 문화를 위해 정신적인 리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짐 채넌'

'나이가 들수록 내가 세상을 도울 수 있는 힘이 커지는 것 같다.
나는 눈덩이와 같다. 더 멀리 굴러갈 수록, 그만큼 더 커진다. -수잔 B. 앤터니'

'한 명의 노예가 있는 곳에는 항상 한 명의 노예가 더 있다.
쇠사슬을 차고 있는 노예와 그 쇠사슬을 채운 노예가 그들이다. -잔 드 헤리코트'

'책임 의식을 가진 인정 많은 시민들로 구성된 작은 집단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결코 의심하지 마라.
실제로 지금까지 세상을 변화시켜왔던 유일한 힘은 바로 그런 집단이다. -마거릿 미드'

'모든 지식은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완벽함을 겨냥할 때, 완벽함은 움직이는 목표물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조지 피셔'

'우리 사회에서 돌파구적인 변화를 책임지는 진정한 창의성은 언제나 규칙을 위반한다. -리처드 파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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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 LEVIATHAN

2002/10/05 03:02 from 분류없음

폴 오스터의 LEVIATHAN을 다 읽은건 몇일 전.
읽고 바로 감상을 쓰게 되면 주절주절 스토리를 가지고 떠들게 될 것 같아 미뤘다.
원래 토마스 홉스가 개인을 삼켜 버리는 거대한 권력이라고 정의했다는 리바이어던.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책 머리에 쓰인
'실존하는 모든 국가는 타락했다 - 랠프 월도 에머슨' 이란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9.11 테러가 있은 후에 이 책을 읽자니, (Unabomber 아저씨도 떠오르고)
만약 그런 테러가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이 책의 느낌도 상당히 달랐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 도로변에서 폭사하고 만 소설가의 이야기를 그의 친구 소설가가 기록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얘기 속에는 수 많은 관계와 사소한 사건들이 얽혀 개개인의 운명을 끌고 나간다.
개인, 가정사,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 한 부부와 또 다른 부부, 낯선 타인들..
그들 독립적이고 강한 캐릭터 하나 하나의 일상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세심하게 묘사되고,
그들의 내면과 비쳐지는 모습, 맞닥뜨리는 작은 사건들의 안과 밖 사실들,
관련 없는 타자였다가 어느새 자신의 인생 깊숙히 엮기고 만 인연과 우연이 큰 소용돌이를 만든다.

이 지적인 폴 오스터는 자유와 시장경제, 자본주의 세계에서 글을 써서 먹고사는 한 남자가
어느날 전 미국을 들썩이는 행동하는 메신저가 된 이야기로
이런 착잡한 세상에서 과연 무엇이 옳은 걸까 생각하게 만든다.
개인의 머리속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장악하고 군중을 물들여 버린 거대한 괴물,
나에게도 작용하고 있는 이놈의 실체를 벗기고, 본래의 자유의지를 되찾아 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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