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유안으로 가서 스노클링 하기로 한 날이라 아침 일찍 선착장으로 갔다.
늦는 바람에 아침도 걸르고 온 터라 선착장 앞 카페에서 커피와 토스트로 간단히 배를 채우고
스노클링 장비와 사람이 먹어도 되지만 대부분 물고기 피딩할 때 줘버리는 빵을 받아들고 페리에 올랐다.
꽤나 먼 거리를 배를 타고 가야 하느라 지루함에 몸을 배배 꼬다가 겨우 내렸다.
확 트인 바다에 하얀 모래가 고운 작은 섬.
산쪽에는 무성한 나무들 사이로 작은 나무 방갈로가 촘촘이 세워져있다.
앉아서 바다 바람을 좀 쐬다가 물고기들을 보자고 스노클링 장비를 챙겨 물 속으로..
색색깔의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빵조각을 떨어뜨리니 우리 다리며 손에 부딪히며 파닥 파닥 먹겠다고 난리.
힘도 좋아 몸통에 맞으면 아프더라.
서진이는 코를 막는 수경을 쓰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물 밖에서 빵가루를 떨어뜨리며 둥실 둥실 떠서 물고기들 밥 주는 게 즐거운 모양.
물고기가 다가오면 무서워서 내 다리에 착 감겨서 완전 밀착.
우리에게 몰려든 물고기들을 구경하고 서 있던 백인 할아버지에게도 줘보라며 빵을 건넸는데
스노클을 마치고 나오다 서진이 모자가 없어진 걸 알고 아빠는 모자 찾으러 가고
우리는 샤워를 하러 갔는데, 이 섬에서는 물이 너무 귀해서 샤워할 때 돈을 내야 물이 나오게 되어있었다.
돈이 든 방수팩을 남편이 가지고 있어서
땀띠난 곳에 짠 바닷물이 들어가서 아프다 춥다 하는 애를 데리고 먼저 샤워하고 이따가 돈을 주면 안되겠니 했더니
대꾸가 없다 이 인간들..
결국 남편 올 때 까지 바들 바들 떨며 기다려서 겨우 샤워를 했는데.
돈 받는 인간들 미워서 샤워를 아주 오래 오래 해버렸다.
하나 밖에 없는 레스토랑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원래는 보트를 타고 더 나아가서
더 깊은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하기로 되어있었는데
깊은 바다에서 서진이가 수영하기도 힘들 거 같고 멀리 보트 타고 나가면 맘대로 돌아오지도 못하고 하여 그냥 안가고 여기서 놀기로 했다.
레스토랑 여기 저기에 고양이 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아빠는 선베드에서 자고, 서진이는 그 고양이들과 놀기에 정신이 없었다.
저 하얀 새끼 고양이한테 빵을 주다가 고양이가 입을 댔다가 먹지 않자
서진이가 아무렇지 않게 다시 자기 입에 넣는 걸 기겁을 하고 빼냈다.
같이 고양이랑 놀아주던 식당 아저씨도 놀라고 웃겨서 서로 눈이 똥그래져서 한참 하하 웃었네..
다시 선베드에 앉아 바다 위 구름들의 모양이 고래를 닮았다는 둥 시간을 보낸 후
돌아갈 시간이 되어 다시 훼리에 오르고 서진이는 곯아떨어지고 덕분에 지루한 뱃길을 조용히 올 수 있었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엄마 아빠는 수영하는데
서진이는 이제 수영도 지겨운지 물에 들어오지 않겠다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 차웽으로 나가 맥도날드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정말 제대로 된 쌀국수를 먹으러 가자고 얘기하다가 게이쇼가 꽤 괜찮은 수준이라고 하여
쌀국수는 완전히 잊어버리고, 썽태우를 타고 차웽 반바퀴를 돈 후 게이바에 내려서 쇼를 관람했다.
사실 서진이와 함께 보는데 쇼의 내용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그닥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고
사실 서진이와 함께 보는데 쇼의 내용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그닥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고
아무리 노천이긴 하지만 주위에서 술과 함께 담배를 사람들이 있어 좀 괴로웠다.
서진이는 화려한 조명과 반짝이는 의상을 입고 열정적으로 춤과 노래를 하는 오빠, 아니 언니들에게 푹 빠져서
졸릴 시간인데도 눈도 깜짝하지 않고 무대에 시선 고정..
화장실도 안가고 움직이지도 않고 쇼 관람에 열중이었다.
브리트니, 휘트니 휴스턴, 카일리 미노그, 티나터너도 만나고
중국 배우 처럼 생긴 기름진 아저씨의 공연도 멋졌다.
무대에서 진행을 하거나 공연을 하는 언니들은 참 유머러스하고 베테랑이라는 인상을 받았고 아주 노련했다.
서빙하는 직원들은 아직 짧은 남자 머리에 메이드 컨셉의 앞치마를 입고 눈썹을 붙이고 화장을 좀 하긴 했지만
아직 연습생의 신분이어서 쇼가 할 때는 서빙을 하고, 낮에는 저 무대에 오르는 날을 위해 열심히 연습을 한다고 한다.
남편과 서진이가 게이쇼에 푹빠진 덕에 꽤 늦게 숙소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