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9일 오전 11시 20분
나리타행.
인사를 하고 나올 때 마음이 무거웠다.
조금 떨어져 있게 될 뿐인데..
옆에는 일본으로 밀월 여행을 떠나는 듯한
중년의 사업가 아저씨와 한껏 치장한 중년의 아줌마가
손을 꼭 붙잡고 놓지를 않는다.
-2시 33분-
일본 아이들이 공공장소에서 조용하고 질서를 잘 지킨다구?
아이는 아이다!
나리타 공항에서 환승하러 이동하는 전동차 안에서 까까머리 남자애가
비행기를 가리키며 소리지르고 난리가 났다.
내려서 걸어갈 때는 '이끼마쭈! 이끼마쭈!' 폴짝 폴짝 뛰기까지 한다.
(분명 어리광 부리느라 '쭈' 같이 발음 했던거 같다.)
일본 공항 화장실에는 핸드 드라이어가 세면기 바로 옆에 달려있어서
바람이 위쪽으로 나왔다. 행여 렌즈 마를까 피해가며 손을 말렸다.
옆에는 일본 여승무원이 화장을 고치며 기름 종이를 아예 이마에 붙이고 있었다.
어딜가나 튀김은 있더라.
콘티넨탈 항공사의 승무원들은 거의 할머니.
껌을 씹으며 주머니에 손도 넣고 다니는데.. 더욱 자연스럽다.
야리야리한 몸매에 꽃같이 단장한 아시아 항공사의 언니들과는 비교가 된다.
그럴 필요 없는데... 아까울 뿐.
감기가 들었는데 비행기가 춥다.
승무원에게 혹시 감기약 있는지 물으니 약은 없단다.
콧물이 줄줄..온몸이 쑤시더라.
뉴왁까지 갈 때는 가운데 줄에 앉았는데
가운데 자리는 비고, 일본 여자에가 반대편에 앉았다.
내가 일본인인줄 알았는지 일본어로 말을 걸어온다.
일본애들은 영어 한마디 못해도 세계 돌아다닐 때 불편이 없다. 아니 한국 사람보다는 덜 하다.
이 비행기만 해도 일본인 승무원이 두명 타서 일본어, 영어를 다 해주니..
내가 콧물나서 승무원한테 티슈 갖다 달라고 했는데 자꾸 안갖다주니까
일본 여자애가 화장실 갔다오면서 대신 갖다줬다.
얘기를 계속 했으면 좋았겠지만, 난 계속 코 푸느라...
뉴왁공항 도착해서 효진이 차를 타고 팔리세이즈파크 태연이네로 왔다.
사택이 생각나는 야트막한 주택가, 집마다 개성이 넘친다.
할로윈이 가까워서 인형들, 호박들로 치장한 집도 있고..
9.11 이후로는 GOD BLESS AMERICA 라는 문구를 차에나 가게에 많이 붙이고 있었고.
성조기를 집에 걸어두거나 대문에, 창문에, 차에 깃발로 꽂는 애들도 많았다.
7시 반쯤 뉴욕시내로 나가 감미옥에서 설렁탕을 먹고
친구가 바텐더로 아르바이트하는 스탠포드 호텔 2층의 맥심바에서
태연이랑 같이 일하는 언니와 인사하고 매니저와도 인사했다.
재즈 연주가 있었고, 작지만 단골 위주의 분위기가 좋은 바였다.